2017/03/06 중앙SUNDAY

전남 순천에서 ‘한국의 조르바’를 만났다.  매화 피는 3월의 봄날이었다.

그는 지난 겨울을 영국 맨 섬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소렌토 등 지중해 일대에서 보냈다고 했다. 귀국해 순천에 오기 전에는 제주ㆍ서울ㆍ경주를 돌아다녔고, 다시 프랑스로 떠난다고 했다.

30년간 기우고 또 기운 청바지를 입고 불쑥 떠났다가 또 불쑥 돌아오는 게 그의 스타일이다. 휴대전화는 있지만 통화가 바로 연결되지 않는다.  “일생동안 아무 데서나 잤더니 아무데서 자도 안 피곤하다. 자는 곳이 내 집”이라는 그의 말은 카자차키스의 소설 『그리스인 조르바』의 한 구절 같았다.

주인공 조르바를 한국에서 찾는다면 이 사람이야말로 적임자일터다.

사진작가 배병우(67) 말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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